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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July 18, 2020

트럼프가 지지 회사의 제품을 홍보했던 집무실 '결단의 데스크'는 - 조선일보

santalimadua.blogspot.com
입력 2020.07.18 15:18 | 수정 2020.07.18 15:3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지지한 히스패닉계 식품회사인 ‘고야(Goya) 푸드’의 제품들을 지난 15일 대통령 집무실의 ‘결단의 데스크(Resolute Desk)’ 위에 늘어놓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려놓았다가 리버럴 매체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이들 제품이 대통령 집무책상에 오른 사연은 이렇다. 지난 9일 히스패닉계의 교육·경제적 기회를 확대하는 대통령 명령을 내리는 행사에 참석한 고야의 CEO 로버트 우나누에는 “우리 할아버지(창업자)처럼 빌더(builder)인 트럼프 대통령 같은 지도자를 갖게 돼 우리는 매우 복 받았다…우리 지도자, 우리 대통령, 우리나라를 위해 기도한다”고 말했다. 그의 트럼프 찬사에, 민주당 성향의 히스패닉계 미국인들과 반(反)트럼프 진영은 발끈해서 고야 불매 운동을 전개했다. 그러자 트럼프가 15일 고야 제품을 책상에 늘어놓고 웃으며 맞불 홍보에 나선 것이다.
15일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지지한 고야푸드의 제품을 늘어놓고 웃는 모습/인스타그램
15일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지지한 고야푸드의 제품을 늘어놓고 웃는 모습/인스타그램

하지만, 이를 놓고 워싱턴포스트는 17일 “트럼프가 고야 콩 제품을 판 결단의 데스크는 대통령 권력의 막중한 상징”이라고 비판했고, CNN 앵커인 크리스 쿠오모는 방송에서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의 한복판에, 어떻게 대통령이 이런 짓을 할 수 있는지 알려달라”며 “이게 트럼프가 단호하게(resolute) 생각하는 대상이냐”고 물었다. 주간지 뉴요커는 “트럼프가 성조기를 배경으로 결단의 데스크에 앉아, 콩을 파는 야바위짓(shilling)을 했다”고 평했다.

미국 대통령의 상징 중 하나인 이 책상이 미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Oval Office)에 놓이게 된 역사는 이렇다. 1852년 영국은 단단한 오크(oak)나무로 만든 해양 연구선박인 ‘레졸루트(Resolute)’호를 캐나다 북쪽의 북극해로 보냈다. 그러나 ‘레졸루트’호는 북극 빙산에 갇혔고, 선원들은 1854년 이 배를 포기하고 탈출했다. 1년 뒤 표류하던 ‘레졸루트’를 미국 포경선이 발견했고, 미국 정부는 이 배를 4만 달러에 사들여 세심하게 수리해서 1856년 12월 ‘우정’의 표시로 영국에 돌려보냈다. 당시 빅토리아 여왕은 이를 잊지 않았고 1870년대 이 선박이 수명을 다하자, 배의 목재로 정교한 무늬가 새겨진 1300파운드 무게(약 590㎏)의 책상을 만들어 러더퍼드 헤이스 당시 미국 대통령에게 선물로 보냈다. ‘결단의 데스크’란 책상 이름도 이 배 ‘레졸루트’에서 나온 것이다.

1880년 빅토리아 영국 여왕이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결단의 데스크'의 연혁을 담은 철판/위키피디아
1880년 빅토리아 영국 여왕이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결단의 데스크'의 연혁을 담은 철판/위키피디아

이 책상은 백악관 1,2층에 놓였다가 1961년쯤에는 기억에서 잊혔다. 그러다가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취임한 지 1주일쯤 뒤, 부인 재클린이 백악관 창고에서 이 책상에 붙은 역사적 의미를 담은 철판을 발견하고 대통령 집무실로 옮겼다. 이후 역대 미국 대통령은 이 책상에 앉아서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발표를 하거나, 역사적인 결정을 내렸다. 케네디가 쿠바로 향하는 소련제 미사일을 적재한 선박을 해상 봉쇄하는 결정을 발표하고, 조지 부시(아버지 부시)가 1991년 이라크 침공(1차 걸프전)을 발표한 것도 모두 이 책상에서였다.
케네디 대통령의 딸 캐롤라인과 그의 사촌인 케리(로버트 케네디 당시 법무장관의 딸)이 집무실 책상 속에 들어가 밖을 내다보는 사진./위키피디아
케네디 대통령의 딸 캐롤라인과 그의 사촌인 케리(로버트 케네디 당시 법무장관의 딸)이 집무실 책상 속에 들어가 밖을 내다보는 사진./위키피디아
1979년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가 이 책상의 연혁을 담은 철판을 지미 카터 대통령과 함께 보고 있다./위키피디아
1979년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가 이 책상의 연혁을 담은 철판을 지미 카터 대통령과 함께 보고 있다./위키피디아

케네디 암살 이후, 후임 대통령인 린든 존슨은 보다 간편하고 현대적인 책상을 선호해 이 ‘결단의 데스크’를 스미소니언 뮤지엄으로 보냈지만, 1976년 취임한 지미 카터가 다시 이 책상을 오벌 오피스로 가져왔다. 이후 백악관에서 발표되는 주요 결정의 현장에서 떠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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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18, 2020 at 01:18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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