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우. /사진=뉴스1 |
11일 잠실구장서 열린 은퇴 기자 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정근우. /사진=뉴시스 |
정근우는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은퇴 공식기자회견에 참석해 16년 프로 생활을 마감하는 소회를 전했다.
갑작스럽게 은퇴를 생각한 건 아니었다. 정근우는 시즌을 치르는 도중에 은퇴를 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올 시즌 부상을 당한 뒤 엔트리에서 빠지면서 (은퇴를) 생각했다. 팬들께서 제가 예전에 2루수로 보여줬던 경기력에 대해 기대하시고, 저 역시 그런 플레이를 기대했다. 그런데 지금은 그때의 정근우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은퇴를 결심한 배경을 밝혔다.
정근우는 KBO 리그 역대 최고 2루수로 평가받는 한국 야구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하지만 이미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또 다른 전설 박용택(41·전 LG)에 비하면 은퇴에 대한 관심을 덜 받은 게 사실이다.
그는 "시즌 중간에 은퇴를 발표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박)용택이 형이 각 구단으로부터 은퇴 투어 행사를 잘 받고 있는데, 제가 은퇴한다고 할 경우 용택이 형한테 누를 끼치는 것 같았다. 시즌 막판에는 팀 순위가 결정이 나지 않았고, 결국 시즌 종료 후 발표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선배를 위해 배려를 한 것이다.
정근우는 기자회견 내내 자신을 2루수로서 은퇴하게 해준 LG에 감사하다는 인사를 몇 번이고 건넸다. 정근우는 "마지막에 2루수 자리를 한 번 더 설 수 있어 감사하다. 2루수로 은퇴하게 돼 감사하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한국 야구사의 한 획을 그은 레전드를 이대로 그냥 떠나보내기에 아쉬워하는 야구 팬들이 많다. 만약 정근우가 '원 클럽맨'으로 뛰었다면 은퇴식이 열리는 것에 대해 이견은 없었을 터다. 다만 정근우는 2005년 SK에 입단한 뒤 2014 시즌을 앞두고 한화로 이적했으며, LG에서 마지막 한 시즌을 불태웠다.
프로 스포츠에서 전설적인 선수를 떠나보내는 데 있어 가장 마지막에 뛰었던 팀이 최대한 예우를 표하는 경우는 많았다. 종목은 다르지만 축구에서는 이영표(43) 은퇴 당시, 그가 몸담았던 MLS(미국 메이저리그 사커) 밴쿠버 화이트캡스가 각종 은퇴 행사와 함께 특별 고별전까지 준비한 바 있다.
그럼 LG와 함께하는 정근우의 은퇴식을 볼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차명석 단장은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공식 은퇴 기자 회견은 했는데, 은퇴식은 정근우와 의논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차 단장은 "저희는 (은퇴식에 대해) 생각은 하고 있는데, 어떤 식으로 해야 할 지 정근우와 의논을 해봐야 한다. 본인이 부담스러워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이야기를 나눠볼 것"이라면서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은퇴 기자 회견을 마친 뒤 인사를 하고 있는 정근우.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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